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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옆에서' 서평 1편 - 우리가 우주를 지금 쳐다봐야 하는 이유

프로파일 annotator 2023. 3. 17. 6:00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의 책.

국내에선 우주천체 관련 서적이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편이지만 미국은 좀 다르다. NASA 과학자를 장래희망으로 삼는 친구들이 많고, 야드가 있는 뒷뜰에서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어릴적부터 바라보는 경험을 한다.

한국에서도 아이들은 태양이나 지구, 달, 별 같은 우주의 요소에 대해 흥미를 보이지만 나이를 먹으며 사그라 들고 만다. 몇 없는 천문대는 데이트 코스 정도로 여겨지지,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은 아니다.

사진과 여행을 좋아해서일까. 한번씩 해외에서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위로 검은 밤하늘을 보거나, 은하수가 정말 흐른다는 걸 체감 해보고 나면 우주에 대한 신비와 경외감을 놓기 힘들다.

© FelixMittermeier, 출처 Pixabay

우주는 철학과 종교의 근원이며, 동시에 과학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최근엔 우주 또한 산업으로서 주목받으며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 같은 곳이 주목받아왔고, 국내에서도 우주항공청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우주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다.

물론 산업적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은 나도 안다. 하지만 그 전에 우주라는 곳에 대해 보다 낭만적으로 그러면서도 이성적으로 호기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아야져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일론 머스크리처드 브랜슨 같은 괴짜 억만장자도,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같은 이도 모두 우주에 대해 낭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무한한 돈 다음에 허무를 극복할 무언가로 '우주'를 택한 거다.

국내에서도 일부의 스타트업이 우주를 꿈꾸며 이야기를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너무 한줌 모래에 불과하고, 때론 그들의 낭만은 한때의 치기나 돈무서운 줄 모르는 철없음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주는 넋을 잃고 바라볼 가치가 있고, 생각의 지평선을 넓혀줄 대상이다.

<블랙홀의 옆에서>에 밑줄 그은 문장들에 주석을 달아가며, 든 생각의 파편을 주석으로 남겨 공유한다.


[

블랙홀 옆에서

저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출판

사이언스북스

발매

2018.04.30.

1부 우리가 안다는 것

1장 상식의 진화

인간의 오감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바깥 세계로부터들어오는 자극을 선형 함수가 아닌 로그 함수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소리의 에너지(볼륨)을 10배 키우면 우리 귀는 그것을 10배 큰 소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조금 더 큰 소리'로 인식한다. 귀가 외부 자극의 증가량을 과소평가하는 거다.

p.28

주. 인식의 한계는 자각하지 않으면 깨닫기 어렵다. 우리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의심'을 마음에 새길 수 있어야 과학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현대물리학은 인간의 오감을 초월한 곳에도 진리가 존재하며, 경험적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보물보다 더욱 값진 진리들이 그곳에서 서로 충돌하면서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오래된 가르침을 다시한번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막스 플랑크

p.33

주1. 막스플랑크는 독일의 물리학자로 열역학을 연구한 학자다. 엔트로피 등을 연구했으며 플랑크 상수를 발견해 양자역학에 성립에 기여했다. 191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그는 <과학적 신념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책을 썼는데, 물리학과 철학이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찾기 위해 철학적 사고로 접근하는 것이 물리학이라고 이야기 한다.

주2. 개인적으로 열역학 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이 굉장히 철학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역시 연결점이 있었다. 엔트로피 법칙은 '자연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 변하며 질서에서 무질서로 바뀌어 간다'는 내용이다. 질서와 무질서, 그리고 그 비가역적 변화를 늦추거나 막기 위한 체계가 인간에게 국가나 법을 만들게 된 동인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포스팅 한적이 있는데, 사랑도 결국 엔트로피에 따라 굳건한 마음에서 차가운 무덤덤함으로 식고 말지 않는가.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열역학 2법칙 - 엔트로피의 법칙


2장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1970년대 우주로 발사된 파이오니어 10, 11호와 보이저 1,2호에 담긴 메시지는 태양계의 구조와, 은하수에서 지구의 위치, 수소 원자의 구조가 새긴 금판을 싣고 가고 있다. 이들은 태양계를 벗어나 외계로 진출한 최초의 우주선이었다. (중략) 보이저 호는 인간의 심장 박동 소리와 고래의 노래소리, 베토벤에서 척 베리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을 싣고 있다.

p.39

주. 1970년대의 인류는 낭만적이었다. 어쩜 이름도 우주선의 이름도 '파이오니어'로 지었을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도 고래의 울음소리가 참 깊은 울림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보이저 호에도 담겨있다니 왠지 모를 현기가 느껴진다. 어떤 미지의 존재가 '지구'를 인식할때 느낌은 어떨까?


출처 : 동아일보

빛의 속도보다 빨리 달릴 수는 없다. 여러 물리상수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다. 수많은 실험과 검증된 물리법칙이다. 물리법칙의 좋은 점은 그것을 시행하는 집행관이 없어도 잘 지켜진다는 점이다.

p.40

주. 예전엔 물리학과에 진짜 천재들이 모였다. 과거엔 그저 복잡한 수식을 잘 이해하려면 천재여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선배들이 모였던게 아닌가 싶다. 결과가 예측가능하다는 것, 수학적이라는 것은 '음률'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음악이나 법률 같은 것과도 닿아 있으며, 이는 아름다움과도 닿아 있다.

서울대 물리학과 리즈시절이라는 인터넷 밈 짤.

물리법칙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법칙이 검증된 영역 안에서만 통용된다는 사실이다. (중략) 어찌됐건 물리법칙은 범우주적으로 통용되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생각에는 우주는 매우 단순한 존재이다.

p.42

주. 우주를 이해한다는 것. 우리가 눈으로 가서 보고, 듣고, 맛보며 오감으로 뭔가를 느끼는 일이 아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왜곡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대신 물리학자들은 완전한 법칙을 통해 우주를 이해한다. 이는 어쩌면 앞으로의 인공지능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 닮아 있을지 모른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합성을 따져 하나의 법칙을 학습하게 되면, 그 잣대로 세상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 DeltaWorks, 출처 Pixabay


3장.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하늘에 떠 있는 모든 천체 중에서 움직임이 육안으로 관측되는 것은 단 7개 뿐이다. 그 중 5개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행성이며, 나머지 2개는 달이다. 5개의 행성은 수, 금, 화, 목, 토성으로 각각 달력에 사용되는 각 요일의 명칭은 이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p.49

주. 동서양 모두 달력은 익히 일,월,화,수,목,금,토 를 사용한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천체가 시간이라는 관념을 분절된 요일화 한 거다. 이는 다양한 서양의 신화나, 동양의 무속에도 자리잡고 있다. 일직차사, 월직차사 같은 개념이나 아폴론, 비너스 같은 신도 마찬가지다.

아주 좋아했던 웹툰 신과함께의 일직차사, 강림도령, 월직차사

은하수에는 거대한 기체 구름과 다량의 먼지가 섞여 있기 때문에 그 뒤에 있는 천체에서 지구쪽으로 방출된 빛의 대부분을 흡수해 버린다. 별의 99% 이상이 은하수의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p.52

주. 은하수는 별이 아니라 구름이었다!!

에드윈 허블은 1923년 10월 5일 안드로메다 은하를 관측해 지구에서 약 200만 광년 떨어진 것을 계산해냈다.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우리 은하도 유일한 은하가 아님을 확인한 것이다.

p.55

주. 허블망원경의 그 허블.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라는 걸 증명하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다. 누구나 삶에서 주인이 되고자 하고, 주체가 되려고 한다. 만일 그것이 부정당한다면 무척이나 슬플테다. 천동설이 엄청난 기간 인정받고 종교가 지동설을 인정하지 않은 것도 우리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일테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중심이 아니라 외곽에 있는 존재일 때도 스스로를 납득하고 인정할 수 있는가? 채치수의 가자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슬램덩크의 유명한 장면. 변덕규가 깨달음을 주는 장면.


4장. 정보의 덫

뉴턴은 1887년 출판된 프린키피아에서 지구는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원심력에 의해 좌우 지름이 위아래 지름보다 조금 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프랑스 과학기술원이 탐험대를 통해 측정한 결과 사실로 판명됐다. 가로와 세로의 차이는 0.3%. 약 38km 정도 가로가 길다. 지구 중심에서 가장 먼 곳은 에콰도르에 침보라소 산(6267m) 정상이다. 지구 중심으로부터 거리는 에베레스트 산 정상보다 2km 더 멀다.

p.64

주. 위아래로 살짝 눌린 지구. 미미하겠지만 원심력은 이런 변화를 낳는다. 그리고 뉴턴은 이를 가설로 세웠고, 프랑스가 증명했다. 지금은 주장이나 가설일 뿐일지라도 언젠가 그것이 증명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행성 특정 거리 이내에는 행성의 조석력이 중력보다 크다. 로슈 한계 이내로 접근한 혜성이나 소행성은 중력에 의해 산산히 분해되어 행성 주변에 흩어지고 공전 궤도를 따라 넓고 평평한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로슈한계 - 에두아르 알베르 로슈

p.73

주1. 에두아르 알베르 로슈는 프랑스의 천문학자다. 1850년 로슈한계를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중심이 되는 행성에 외부에서 접근하는 소행성이나 혜성이 가까워지면 부서지고 만다. 그 이후엔 토성의 고리처럼 부서진 것들이 고리가 된다.

토성의 고리는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사실은 파편이다. 출처=구글

주2. 누군가를 끌어당기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매력적인 부분이 있는 이도 있고, 왠지 모를 끌림이 있는 이도 있다. 하지만 로슈한계로 보자면 그 끌림에도 적절한 한계선이 필요하다. 너무 가까우면 붕괴되고, 파편이 되어 그 사람의 주위를 맴돌게 될 뿐일지 모른다.


5장. 궁지에 몰린 과학

시계바늘이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인류의 문화가 시작된 북반구에서 태양으 움직임에 따라 막대의 그림자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p.76

주. 우세함이 기준이 된다. 시계의 바늘은 오른쪽으로 돈다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결국 사람이, 인류가, 문명이 북반구에서 시작되어 우세했기 때문이다. 만일 남반구에서 인류가 먼저 부흥기를 맞았다면 시계는 반대로 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블랙홀의 옆에서 Death by Black Hole 은 방대한 책이다. 여기엔 총 42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는데 미국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잡지 <자연사(Natural History)>에 연재되었던 내용이다.

페이지로는 496쪽이나 되고, 멈춰서서 생각해 볼 구절이 많기에 조금씩 나눠서 주석을 달겠다.

오늘 포스팅한 내용은 총 7부, 42장의 내용 중 1부 '우리가 안다는 것'에 포함된 5개의 에세이(5장)에 대한 주석을 담았다.

글을 보시는 분들도 각자의 주석을 달아보시길 권한다. 2편에서 돌아오겠다.

저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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