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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적상호의존론(Complex Interdependence) 2009. 3. 31. 9:13 ![]

IR을 공부하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특히나 권력관계를 다루고 있는 정치의 영역이다 보니 우리 일상의 미시적 삶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 나올때가 있다. 국제를 논하는 이론이 우리 연애에도 적용되기도 하는 그런 즐거운 시추에이션이 나와 주시는 것이다.  (이 맛에 공부하지 않겠습니까?)

최근에는 다시 코헤인과 나이의 복합적 상호의존론 텍스트를 읽었는데, 또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Complex interdependence 라고 하는 복합적 상호의존론은 '현실주의'에 반대해서,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국제관계에서도 제도나 기구를 통해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논의이다.

단순히 일방적으로 의존만 하는 관계인 Dependence 와는 다르며, 또 연결만 되어 있는 Interconnect 와도 다른 개념이다.

연애로 말하자면 Dependence 는 권력관계가 한쪽으로 심하게 쏠린, 그래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태인데, 짝사랑의 상태나 연인 관계에서 한쪽이 무지 무지 일방적인 상태를 말한다. 요즘드는 생각은 대학생과 직장인의 연애관계가 Dependence 의 관계가 아닐까 한다. ( 재미있는 건 종속이론에서는 힘이 강한 행위자가 약한 행위자를 착취하는데, 연애관계에서는 대학생이 직장인을 착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Interconnect 상태는 말 그대로 그냥 아는 사이라는 정도가 되겠다. 이는 서로 아는 것이 없는 상태 혹은 한쪽만 아는 상태와는 다르게 서로 연결이되어 있다는 선의 의미다. 서로 깊숙하게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못 보게 되거나 하더라도 서로 Cost & benefit 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아마도 서로 소개팅을 가볍게 한 사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연결은 되어 있되 그냥 더 이상 만나지 않아도 서로 아쉬울 것이 없는 정도? (물론 골드미스나 금총각이 되신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

이에 반해 복합적상호의존론은 말 그대로 본격연애에 관해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논의다. 연애 자체가 원래 복잡미묘한 것이 아니던가. 이상적인 의미에서는 순수한 것이 사랑이라지만, 사실 연애는 테크닉과 기술이 중요한 협상의 영역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그렇다 보니 합리적 행위자간의 협력과 반목을 그리는 이론이 들어맞기도 하겠지.

우선 상호의존의 개념에는 민감성과 취약성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이 또 연애와 관련이 있다.

1. 민감성 Sensitivity

예를 들어 새로사귀는  커플이 있다고 하자. 이 커플은 각자 하나의 행위자이다. 이 행위자들은 서로의 관계에 있어서 전략을 수립하고 상호의존하는 관계로 접어들게 된다. 문제는 양쪽이 모두 똑같이 사랑할 수 없다는데 있다. 누가 저울로 50:50의 사랑을 측정해 준다면 모를까, 한쪽이 한쪽을 더, 혹은 덜 사랑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렇게 된다면 이들은 민감성의 차이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쉽게 말하면 헤어졌을 때 누가 더 슬퍼하고 누가 더 고통을 받느냐는 말이다.

사실 민감성은 외부적 조건에 의해서 국내적인 변화가 심하다는 말인데, 연애로 말하면 외부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는 것과 같다. 민감성이 클 경우 헤어지고 나서 며칠간 밥도 못먹고 건강을 헤치는 경우를 본다. 반면 민감성이 약할 경우 툭툭 털고 일어서거나 혹은 오히려 후련해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상호의존에서 강한 국내적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2. 취약성 Vulunerbility

취약성은 주어진 외부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의 차이다. 역시 헤어짐을 예로 들자면 이별에 대처해서 어떤 사람은 몇주간, 몇달간 그사람을 못잊고 술과 함께 나날을 보낸다. 반면 어떤 사람은 적극적으로 소개팅이나 다른 만남을 통해서 대안을 모색한다. 바로 정책변화능력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사랑이 대체가능한 자원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에 쉽게 상처입는 사람들이 연애에서 더 취약한 입장에 놓여 있다는 말은 왠지 수긍이 간다.

말한 바와 같이 민감성-취약성으로 인해서 복합적 상호의존에서도 권력(Power)관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덜 민감하고 덜 취약한 사람이 외부환경변화에서 더 잘 적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연애관계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헤어짐을 두려워 해서 덜 보여주고, 덜 사랑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헤어짐은 학습되는 것이니까.

뭐, 연애라는 뜨거운 감정에서 서로 밀고 당기고, 협상을 하는 것이 못마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합리적인 인간은 어떤 순간에도 마음 속에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느 사실. 문자보낼때 글자숫자를 두고 고민하거나, 데이트비용을 계산하거나 상대의 마음을 떠보거나... 이 모두가 우리가 합리적 인간이기 때문 아니겠는가?

누구의 연애나 이렇다는 보장은 없다. 굳이 환상을 깰 필요야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조심하시라. 외교학과를 나온 사람들은 당신과 연애를 하면서도 민감성과 취약성을 고려해 가며 상호의존의 정도를 조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외교학과랑은 연애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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