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실수가 있다. 언론이 부정적 보도를 내고 나서야 움직이는 것.

사후 대응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이미 프레임이 씌워진 상태에서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를 말해봤자 역효과가 나기 쉽다. 부정적 이미지는 한 번 박히면 지우는 데 에너지가 몇 배 더 든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나쁜 보도는 대부분 예측 가능하다.

왜 예측이 가능한가

기자의 관심은 크게 세 가지에서 온다. 새로운 서비스나 정책에서 피해를 보는 집단이 있는가. 기존 강자를 모방하거나 영역을 침범하는 것으로 보이는가. 과거 논란이 있었던 영역과 연결되는가.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준비 중인 서비스나 발표를 훑어보면, 어디서 공격받을지 대부분 보인다. 기자를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 기자의 눈으로 미리 보는 것이다.

선제 대응의 핵심 두 가지

첫 번째는 김빼기다. 공격 포인트를 이미 공개된 정보로 만들어두는 방식이다. 민감한 이슈를 조용히 숨기면 나중에 터졌을 때 더 크게 보인다. 반면 관련 맥락을 먼저 내보내면, 기자가 같은 소재로 기사를 쓰려 해도 "이미 알려진 이야기"가 된다.

두 번째는 프레임 선점이다. 같은 사실도 어떤 맥락에서 처음 소개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힌다. "카피캣 논란"보다 "새로운 사용자 경험"으로 먼저 언론에 정착시키면, 이후 비판 기사가 나와도 독자는 이미 다른 맥락에서 그 서비스를 알고 있다.

시나리오 문서를 먼저 만든다

실제 작업 순서는 이렇다.

  1. 출시 전에 "이 서비스가 공격받을 수 있는 각도"를 리스트업한다
  2. 각 각도별로 어떤 기사가 나올 수 있는지 시나리오를 써본다
  3. 그 기사에 대응할 수 있는 메시지와 근거를 준비한다
  4. 전략적 노출 타이밍과 순서를 짠다

어렵게 들리지만 본질은 간단하다. "비판적인 기자라면 뭐라고 쓸까"를 팀 안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

사전 대응이 어려운 이유

조직 내부에서 이 작업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대부분 심리적인 것이다. 잘 될 것 같은 서비스를 앞두고 "이게 욕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불편하다. 빠르게 런칭하고 싶은 팀 앞에서 브레이크를 거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PR의 역할은 정확히 거기에 있다. 기자보다 먼저 나쁜 기사를 써보는 것. 그 불편한 상상을 팀 안에서 먼저 하는 것.

한 번 이 프로세스를 경험하면 생각이 바뀐다. 사전 대응은 일을 느리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나중에 할 소방 작업을 없애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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